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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전자종이 '세계 첫 구현'…기계연 이택민 박사

하늘을닮은호수M 2007. 3. 9.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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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www.skyventure.co.kr/street2005/story/view.asp?Num=13762&NSLT=Y


100% 전자종이 '세계 첫 구현'…기계연 이택민 박사

기존 디스플레이 업계 '지각변동' 예고…"전자종이 시대 초석"

과학자는 국가의 보배다. 국민 생존과 직결되는 성장동력을 창조한다. 대덕넷은 앞으로 5년 후, 10년 후 우리나라의 먹거리를 책임질 미래과학영웅들을 연중기획 시리즈로 소개한다. 밤낮으로 실험실 현장에서 피땀흘려 연구에 매진하는 과학자들을 매주 한 번씩 만나본다.[편집자의 편지]


▲볼펜을 휘감을 수 있는 전자종이


▲전자종이가 나오는 영화의 한 장면

'10년 후 사람들은 전자종이 신문을 본다. 종이 한 장에 수만가지 정보가 화면이 바뀌면서 노출된다. 형형색색 불빛이 뿜어져 나와 활자와 이미지를 보기도 편하고 재미있기까지 하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의 한 장면이다. 전 세계 과학자들이 이 영화에 나오는 전자종이 신문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대덕연구개발특구의 30대 과학자가 전자종이 구현의 중요한 발걸음을 내딛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택민 박사와 롤투롤 인쇄장비


한국기계연구원 이택민(36) 박사. 미래 종이 디스플레이 시대의 영웅이 될만한 인재다. 그는 100% 인쇄된 전자종이 디스플레이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일반 종이에 일반 인쇄기로 전자회로, 센서, 소자를 인쇄한 디스플레이가 개발돼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 박사가 개발한 구부림이 가능한 전자종이는 종이를 롤에 그대로 감아 가공하는 '롤투롤(Roll to Roll)' 방식으로 인쇄할 수 있어 한꺼번에 대량생산이 가능하다. 윤전인쇄기로 신문을 대량생산하듯 두루마리로 전자종이를 연속으로 인쇄할 수 있다.

종이 한 장에 고속으로 전자소자 및 센서를 적층해 프린팅할 수 있기 때문에 본격적 상용화 시점에 이를 경우 생산단가를 기존 디스플레이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낮출 수 있게 된다. 기존 디스플레이 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것이다.

이 박사가 개발한 전자종이의 유연성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전자 종이로 볼펜을 휘감을 수 있을 정도다. 심하게 구부려져도 전자 글씨가 변함이 없다. 기존의 자체 발광 유기물질로 만든 디스플레이는 30도 이상 구부리면 손상이 간다. 또 산소와 물에 변질되기 쉬워 수명이 짧지만, 이 박사가 개발한 무기물질 디스플레이는 충격에 강하며 시야각이 뛰어나다. 다만 유기물질 디스플레이에 비해 정밀 해상도가 낮은 문제를 안고 있다.

전자종이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종이도 특수용지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일반 복사기에 들어가는 일반 종이를 활용해 전자종이를 만들 수 있다. 인쇄기도 특별한 인쇄시스템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일반 인쇄기를 이용하면 된다.

이 박사는 관련 연구 개시 이래 발광소자 및 제조방법 등 최근 2년간 10건의 기술특허를 출원해 냈다. 앞으로 3~4개 기술에 대해 추가 특허 출원을 준비중이다.


▲이 박사의 전자종이 시연 동영상

전자종이 '인쇄 과정'…본격 상용화 가동시점 2008년

전자종이는 종이의 동일한 위치에 필요한 전자 회로, 소자, 센서 등을 적층(積層)하여 인쇄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전자종이를 만들려면 우선 일반 종이를 인쇄기에 잘 맞춰 정렬한다. 첫번째 인쇄과정은 정확한 인쇄를 위한 정렬 자국(Alignment mark)을 프린팅한다. 고정 자국을 만든 다음 또 그 위에 하부 전극이 되는 실버 잉크(전도성 잉크)를 인쇄한다. 그 뒤 같은 위치에 무기물질 발광체를 인쇄한다. 마지막으로 빛이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투명 전극을 상부 전극으로 인쇄한다. 이러한 적층 인쇄를 마치면 최종적으로 종이 한 장에 전자활자가 새겨져 빛을 발하게 된다.

이 박사는 이번 전자종이의 기술적 완성 시점을 2008년으로 보고 있다. 그는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기본적인 연구를 마무리하고, 기술 사업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를 찾을 계획이다. 내년 하반기까지는 RGB(red green blue) 컬러 영상을 디스플레이로 구현할 수 있는 연구를 완료할 예정이다.

"기반 연구만 하다가 뭔가 보여주고 싶었다"


▲(왼쪽 아래부터 오른쪽으로)이택민 박사, 임규진 책임연구원, 윤소남 박사

(왼쪽 위부터 오른쪽으로) 최병오 본부장, 김동수 팀장, 김충환 박사, 류병순 연구원


이 박사가 전자종이 프린팅 시스템 연구를 시작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다. 2006년부터 시작한 연구가 벌써부터 가시적 성과를 배출한 셈이다. 사실 그 배경에는 기계연구원의 지능형 정밀기계연구본부(본부장 최병오)가 10년간 갈고 닦은 프린팅 공정 장비 기반연구 노하우가 담겨 있다. 최병오 본부장을 비롯해 김동수 프린팅공정장비팀장, 이택민 박사 등 20여명 이상의 수년간 노고가 담긴 성과다.

이 박사가 속한 지능형 정밀기계연구본부는 롤투롤 프린팅 장비를 개발하는 등 인쇄 장비와 공정기술에 대한 기반연구를 진행해 왔다. 그런데 연구팀에 대한 외부 사람들의 목소리가 이 박사 귀에 거슬렸다. '지금 하는 연구를 어디에 적용할 것인가'하는 끊임없는 지적에 이 박사의 마음에는 오기가 작동했다. 이 박사는 그동안 팀이 축적해 온 인쇄기법 기술을 활용해 '무엇인가 큰 연구성과를 보여주겠노라'고 다짐하고 전자종이 디스플레이를 연구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박사는 연구에 돌입한 지 거의 1년만에 100% 인쇄된 전자종이 디스플레이를 세계에서 처음으로 구현해 내는 놀라운 연구집중 능력을 보여줬다.

이 박사는 "2010년이 되면 관련 분야 시장규모가 20억달러에 이르고 2015년에는 10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라며 "세계 경쟁자를 제치고 우리나라가 전자종이 디스플레이 시장의 금광을 캐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대덕넷 김요셉 기자>
joesmy@hellod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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